식품연, 막걸리에 의한 장 기능 개선 효능 밝혀

한국식품연구원(원장 박동준, 이하 식품연) 전략기술연구본부 이은정 박사와 식품기능연구본부 박호영 박사 연구팀은 전통누룩으로 제조한 막걸리에 의한 장 건강 개선 효능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이와 더불어 국내 전통주인 막걸리에 의해 장내미생물이 조절될 수 있음을 메타지놈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메타지놈 분석은 다양한 미생물이 섞여 있는 샘플의 DNA를 살펴보고 그 안에 어떤 유전자들이 있는지 알아내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막걸리의 장 건강 개선 효능에 대한 가설을 바탕으로 총 60여종의 막걸리에서 단쇄지방산 생성능을 확인했다. 단쇄지방산은 장 내에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이 생성하는 물질로서 건강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를 많이 생성할수록 장 건강에 도움이 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19종의 생막걸리에서 단쇄지방산 생성 능력이 뛰어난 막걸리를 선별했다. 이 중 상위에 해당하는 막걸리를 확인한 결과, 입국이나 효소제를 사용한 막걸리보다 누룩으로 제조한 막걸리에서 단쇄지방산, 특히 뷰티르산 생성 능력이 월등히 뛰어남을 확인했다.

식품연에서 보유하고 있는 전통누룩 46종으로 제조한 누룩 막걸리에서 뷰티르산 생성능이 높은 2종의 막걸리를 선별했다.

단쇄지방산 고생성 누룩 막걸리의 메타지놈(metagenome)을 분석해 뷰티르산 생성에 관여할 것으로 생각되는 후보 미생물 1종을 동정했다.

연구팀은 뷰티르산 고생성 누룩 막걸리를 실험동물에 5일간 단기 투여해 장 건강 개선 효능을 확인했다.

누룩 막걸리의 섭취에 의해 기존에 장내에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의 종류와 균수 등에 변화가 발견됐다. 이러한 장내미생물의 균총 변화는 누룩막걸리 섭취 전 후 뿐만 아니라 알코올만 투여한 동물과도 다르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누룩 막걸리에 의해 장내미생물 균총이 직접적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메타지놈 분석을 통해 밝힌 최초의 연구결과다.

누룩 막걸리는 유익균(또는 날씬균)으로 알려진 박테로이데테스문(phylum Bacteroidetes)을 54.5% 증가시킨 반면, 유해균(또는 비만균)으로 알려진 퍼미큐티스문(phylum Firmicutes)을  58.5% 감소시켰다.

생쥐에 누룩 막걸리를 투여한 결과, 분변에서 장 건강에 이로운 단쇄지방산인 뷰티르산과 프로피온산 생성이 각각 180%와 157% 증가했다.

누룩 막걸리 투여 시에는 알코올 투여군 대비 혈액과 대장 내에서의 염증 유발 물질인 사이토카(TNF-α, IFN-γ, IL-1α 등)의 농도가 정상수준으로 회복됨을 확인했다. 이는 누룩 막걸리에 의해 장내 염증반응이 개선된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들은 누룩으로 제조한 막걸리가 장내미생물의 균총을 변화시켜 알코올에 의한 장내 염증을 완화시키고 장 기능을 증진시키는 단쇄지방산을 증가시켜 장 건강 개선 효능을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연구팀은 현재 특허출원 1건, 논문 투고 1건을 완료했고 향후 누룩 및 누룩 막걸리를 활용한 전통 발효식품의 우수성 구명 및 이를 응용한 소재 개발의 기초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식품연구원 박동준 원장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처음으로 우리 고유의 한국술인 막걸리가 장내미생물 균총을 조절하는 능력이 있으며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과학적으로 검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음주는 당연히 건강에 해롭지만, 소량의 음주일 경우 다른 술보다 누룩으로 만든 막걸리 섭취가 유리할 것"이라며 "차후 장기투여 및 인체실험을 통해 막걸리 유래의 장 건강 개선 소재의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막걸리 종주국으로서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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