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선 해양수산부 어업자원국장

“가을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을은 예로부터 ‘전어의 계절’이다. ‘가을 전어 머리에는 참깨가 서 말이다’라는 말은 전어가 특히 가을철에 고소해지는 등 맛이 좋아지기 때문에 생겼다. 실제로 국립수산과학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을 전어는 봄, 겨울보다 지방이 최고 3배나 높아져 더 고소하다.

전어(錢魚)란 이름의 유래도 재미있다.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는 ‘전어는 기름이 많고 맛이 좋아 상인들이 염장하여 서울에 파는데 귀천이 모두 좋아했으며, 그 맛이 좋아 사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하였다’고 돼 있다.

이처럼 전어는 맛도 좋을 뿐 아니라 영양도 풍부하다. 전어는 칼슘함량이 우유의 2배 정도 되기 때문에 뼈 채 썰어 생선회로 먹으면 잔뼈에 들어있는 다량의 칼슘을 섭취하게 돼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좋다. 특히, 전어 뼈 속의 칼슘은 우리 몸에 흡수가 잘 되는 인산칼슘이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다.

골다공증·혈관질환 예방에 특효

또한 전어의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통째로 숯불에 구우면 내장에 함유되어 있는 고도불포화지방과 쓸개즙이 육질 쪽으로 이동하게 되며, 쓸개즙에 들어있는 담즙산염은 고도불포화지방을 유화시키고 지방분해효소의 활성을 높여 인체 흡수율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특히 전어에 다량 함유된 고도불포화지방산의 일종인 EPA(0.67%)와 DHA(0.31%)는 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므로 중년기 이후 남성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DHA는 두뇌기능을 향상시킨다고 알려져 있어 수험생들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한방에서는 전어가 소변 기능을 돕고 위를 보하고 장을 깨끗하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면 온 몸이 잘 붓고 팔다리가 무거우며 소화력이 떨어지는 50대 이후 노년층에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전어는 가을 보약이라 할 수 있다. 전어와 같이 맛좋고 영양 많은 제철에 나는 식 재료를 섭취하는 것만큼 몸에 좋은 보약은 없다.

올해 공급과잉으로 어업인 시름 깊어져

올해는 예년에 비해 전어 양식이 풍어를 이뤘을 뿐 아니라 자연산 전어의 어획량도 증가해 공급과잉 상태다. 따라서 양식산 전어판매가 부진해 전어 양식업계 전체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전어는 월동(越冬)이 어렵다. 소비부진이 이어질 경우 겨울철 수온하강으로 지난해와 같이 전어의 대량 폐사가 예상되는 등 양식 어업 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어업 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먼저 전어 과잉공급으로 야기될 가격 폭락에 대비하기 위해 입식 및 출하물량 등의 생산정보와 유통과 가격정보를 담은 관측특보를 제공해 어업인들 스스로 생산량을 적정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지자체와 해경, 해군 등과 합동으로 특별단속반을 편성해 시화호, 새만금, 진해만 등지에서 이뤄지고 있는 불법 전어 조업에 대한 집중 단속을 펼치고 있다.

전어 소비촉진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 진행 중

전어 소비촉진을 위한 홍보 포스터 4000부를 제작해 소비자 단체 등에게 배포하고 공중파 방송매체를 통해 전어 소비를 위한 다각적인 홍보활동도 벌이고 있다. 이 외에도 축제식 양식어가의 경영개선과 소득향상을 위해 ‘해수면 축제식 양식장의 낚시터 개발 및 활용방안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이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적 검토를 통해 축제식 양식어가의 경영 다각화를 유도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전국 축제식 양식협회와 공동으로 최근 전어를 대량으로 소비해줄 수 있는 업체와 단체 138개를 선정, 양식 전어를 사줄 것을 권하는 내용의 협조공문을 발송하는 등 대대적인 ‘전어사주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전국양식전어협회도 생산자들에게 질 좋은 제품은 개인 실명 표기를 유도해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심어 주도록 하는 등 판매 촉진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법을 강구중이다.

가을 제철 생선인 전어를 많이 소비해 건강도 챙기고 어려운 상황에 빠진 전어 양식 어업인들을 도울 수 있게 되기를 바래본다. 
 

저작권자 © 한국식품의약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